日常1 2020년 결산 1 어떻게 쓰는지 한참 잊었고, 또 한참을 배워 어떻게든 써야 했다. 돌이켜보면 글은 궤적이었다. 싸이월드 다이어리 포도알 받던 시절이 있었고, 스물 즈음에는 평생 논문과 시를 쓸 것만 같았다. 어느 해 봄부터는 그런 것들은 전혀 쓰지 못했다. 그것이 정의이었든 죄책감이었든 대자보와 발제문, 기획안만 쓸 수 있었다. 한 해는 편지 외에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책을 썼고 뉴스레터를 썼다. 지금은 누군가의 메시지를 쓴다. 현황과 문제점을 담은 질의서를 쓰고 기자에게 조금이라도 눈에 띄려는 보도자료를 쓴다. 가끔은 법률안을 만들고 종종 기획안을 쓴다. 모두 다른 글이었다. 새로운 글쓰기를 배우는 시간은 글만으로는 결코 되지 않는다. 길거나 짧고 단촐하거나 섬세한 것의 차이라고 믿었던 때도 있었다. .. 2021. 1. 3. 이전 1 다음